TITLE VIVID DREAM
LOCATION ITAEWON,SEOUL -
INTERVIEW BY 22
PHOTOGRAPHY BY STUDIO SCRAP
NOTE
저는 낯선 곳으로 여행할 때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눈에 담기는 사물, 사람, 풍경부터 코로 스며들어오는 낯선 냄새와 특유의 공기까지 모든 요소가 자극적이고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은 여행을 다녀온 후로도 깊게 꿈을 꾼 것처럼 오랜 잔상으로 남아있죠. 비비드드림은 이처럼 여행객들에게 생생한 감정으로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공간입니다.
NOTE
본질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보람이 없다면 의미를 잃게 되는 삶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일을 통해 내가 만들어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 어떤 취미활동이나 취향이 나를 완성해주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INTERVIEW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이형석입니다. 기업 그래픽 디자인팀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활동도 겸하고 있는데 워크워크, 아이웨어 부티끄샵 오르오르 등 브랜드 아트 디렉팅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태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에어비엔비 호스트로써 인터뷰에 임하려고 합니다.
INTERVIEW 그렇다면 운영하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어떤 곳인가요? 한국 여행객들을 위한 ‘비비드드림(Vivid Dream)’이라는 곳으로 이태원 주택가에 자리한 옥탑방입니다. 번역 그대로 ‘선명한 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낯선 곳으로 여행할 때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눈에 담기는 사물, 사람, 풍경부터 코로 스며들어오는 낯선 냄새와 특유의 공기까지 모든 요소가 자극적이고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은 여행을 다녀온 후로도 깊게 꿈을 꾼 것처럼 오랜 잔상으로 남아있죠. 비비드드림은 이처럼 여행객들에게 생생한 감정으로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공간입니다.
이태원으로 위치를 정한 이유가 있나요? 비비드드림은 이태원역과 엔틱가구 골목 사이 주택가에 위치해있습니다. 번잡한 유흥거리와 가까운 편이지만, 옥탑 테라스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신기하게도 차분한 느낌이 드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이태원은 다양한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레스토랑, 바, 클럽이 많아 여행객들을 위한 훌륭한 여행 스팟인 동시에 광화문이나 동대문 등 한국 여행의 필수 코스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들을 고려했습니다.
비비드드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여분의 시간과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입니다.
INTERVIEW 비비드드림의 내부 모습이 궁금해요. 원래는 아주 전형적인 월셋방의 모습이었어요. 꽃무늬 벽지, 나무 무늬 장판, 손잡이 등등. 면적은 6~7평 정도로 아담하고 한 공간 안에 침실과 부엌, 화장실이 있습니다. 방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부엌과 화장실, 현관이 자리하는 구조입니다. 작지만 확 트인 느낌을 주고 싶어서 남향쪽 벽을 완전히 트고 테라스로 바로 드나들 수 있는 통유리와 폴딩 도어를 달았습니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고 여행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INTERVIEW 특별한 인테리어 소품이 있나요? 침대 옆에 보이는 책상은 어머니께서 시골의 한 폐교에서 직접 가져오셨어요. 책상 상판은 어머니께서 다시 칠하셨고요. 원래 어머니가 작업실에서 사용하셨던 책상인데 여행객들을 위한 식탁이나 화장대로 사용되면 좋겠다고 하셔서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멋진 문양이 새겨진 가죽 외피의 삼각 테이블은 어머니가 외할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으신 것입니다. 사실 소파 옆에 낮은 테이블을 두고 싶었는데 방이 작아 웬만한 테이블은 동선을 가로 막았죠. 고민하던 중 마침 집에 있던 이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테이블을 이 곳에 가져오고 그 위에 여행객들을 위해 동전들을 갖다 놓았는데 재미있게도 동전은 없어지지 않고, 다양한 나라의 동전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칠판처럼 사용할 수 있게 도색한 현관문도 있습니다. 여행객들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할 용도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여행객들이 저에게 보낸 메시지들로 가득 차 있죠. 옥탑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어린이용 천체망원경도 구비해놨어요. 맑은 날에는 별도 잘 보이더라고요.
INTERVIEW 잠을 테마로 한 소품도 있다고 들었어요. 평소 잠을 깊게 자는 편이 아니라 편안한 잠자리는 저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행객들이 이 곳에 방문해 편안하게 푹 자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에 잠과 관련된 것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그림이나 작은 인형처럼 이 공간과 어울리는 제품이 있다면 가져올 생각입니다.
INTERVIEW 여행객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나요?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이용합니다. 체크인은 셀프 체크인 방식이고요. 혹시나 여행객들이 길을 잃거나 무거운 짐을 갖고 올 경우 마중을 나가 도와드립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잘 묵고 갔나 싶을 정도로 방을 깨끗하게 청소한 후 체크아웃을 합니다. 그런 모습을 통해 배운 점이 정말 많아요. 저 역시 최선을 다해 깨끗한 공간을 제공해드리려 노력합니다.
INTERVIEW 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요. 다만 저만의 루틴을 만들어 청소하는 순서를 시스템화합니다. 청소는 평균적으로 한 시간 반정도 소요돼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게 첫째, 다음 러그를 털어 널어놓고 사용한 침구와 수건을 정리합니다. 그 후 전체적으로 먼지를 털어내고 쓰레기를 한데 모아 바깥에 내 놓은 후 설거지부터 싱크대, 냉장고, 화장실 등 구석구석 눈에 보이는 않는 곳까지 최대한 깨끗하게 청소합니다. 마지막으로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로 바닥을 닦아 마무리합니다. 방 안에 은은한 좋은 향기가 남아있도록 향초를 켜두는 일도 잊지 않습니다.
INTERVIEW 에어비앤비 호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간단하지만 가장 어렵기도 한, 여행객들의 마음을 편히 해드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사항이나 문제가 생겼을 땐 빠르고 정확하게 대처하려고 하고, 요청사항이 있을 경우엔 가능한 한 응해드리려 노력합니다.
비비드드림을 운영하며 느꼈던 것들이 있나요? 행동하자.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일단 만들어보자. 그게 무엇이든! 여분의 시간과 공간을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비비드드림이 나에게 특별한 공간이 된 것처럼,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것을 느꼈습니다.
INTERVIEW 마지막으로 이형석님에게 ‘일’이란 무엇입니까? 본질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보람이 없다면 의미를 잃게 되는 삶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일을 통해 내가 만들어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 어떤 취미활동이나 취향이 나를 완성해주는 것은 아니더라고요.